'시판' 10년 만에야 역학조사…정부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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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피해자가 나온 것이 언제였습니까?

[기자]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합니다. 2007년부터 소아 폐렴 환자가 15명이 학계에 보고가 됐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거였는데, 학계에서는 좀 진상조사를 해보자고 했지만 정부 차원의 역학조사는 없었습니다.

[앵커]

그때는 별게 아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그렇게 넘긴 것은 맞죠. 그런데 학계에서는 이후에도 문제를 또 계속 제기했다면서요?

[기자]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것은 2009년도입니다. 2009년도에 서울지역 병원들이 나섰는데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의 사망률이 49.4%에 달한다는 겁니다. 이때는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이 폐렴과 가습기 살균제와의 연관성 문제가 심도 있게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정부는 역학조사를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2007년까지는 몰라도 2009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라는 것이 인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런 얘기가 되는 거군요? 가습기 살균제 얘기가 나왔다는 거는 그때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그래서 이제 학계에서 이 이상한 폐렴에 대해서 피해자들을 조사를 해봤더니 공통적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이용했다는 것을 발견한 겁니다.

[앵커]

글쎄요, 이때도 치사율이 50% 가까이 나오고 그 원인이 이제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다, 이렇게 나오는 상황인데도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런 얘기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처음에 정부는 당시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추정을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 역학조사를 했다면 이런 잘못된 판단이 나오지 않았겠지만 학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역학조사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는 계속 팔리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이때부터 계속 피해자를 만들게 된 겁니다.

정부 차원의 역학조사가 시작된 것은 2011년도부터입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시판된 후 10년 만의 일입니다. 피해자들과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지도 이미 2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이때부터 유해성이 인정되면서 시판이 금지됐고 시중에 나온 제품도 수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이제 인산염, 인산염의 유해성이 인정된 뒤에도 다른 화학물질에 대해서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때도 곧바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PHMG 문제로 수백 명의 사망자와 피해자가 나온 이후에도 정부는 PHMG와 폐질환에 대한 진상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었는데 이 물질뿐 아니라 다른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진상조사를 해 달라는 요구에 폐질환과 관계가 없다며 묵살하다가 지난달에서야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앵커]

피해자들은 일찌감치 검찰 수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안 됐습니까?

[기자]

검찰에서는 그동안 피해자들의 형사고발에 대해서 좀 소극적으로 대처를 하고 있다가 올 초 들어서야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사실상 오늘(2일) 이렇게 옥시가 대국민사과를 하고 피해자들과 합의를 하기 시작한 것도 검찰 수사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와서 정부가 옥시 등 업체에 엄벌을 요구하는 상황은 정부에게 돌아갈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면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또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방역당국이 뒤늦게 병원들 문제만 지적해서 비난을 샀던 것처럼 이번에도 정작 더 큰 책임을 느껴야 하는 것은 정부인데 유체이탈화법으로 일관하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문제가 기업뿐만이 아니라 결국에는 정부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쪽까지 발전할 가능성도 있겠네요.

[기자]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된 가습기 살균제 손해배상 사건을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국가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이제 6건이 있는데요. 검찰수사과정에서 정부 책임이 더 구체화가 된다면 앞서 언급한 역학조사를 하지 않은 부분 그리고 이후에도 좀 소극적으로 대응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자의 형사처벌과 민사상 책임도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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